(장문주의)
10년전 제가 예물시계를 할때만 하더라도 롤렉스가 이정도로 구하기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예물시계를 구하러 롤렉스 매장에 갔을때
선택지는 무려 지엠티마스터2 블랙, 서브마리너 논데, 딥씨 등이 있었고,
세가지를 다 시착해보았지만 셋다 맘에 안들었습니다.
지엠티는 베젤에 숫자가 너무 많고 화려해서 저랑은 안어울리는거 같았고,
서브마리너 논데는 뭔가 너무 심심했고,
딥씨는 너무 두꺼웠습니다.
세가지 시계를 다 시착해보았지만 다 저를 위한 시계는 아니였고, 가장 갖고 싶었던 서브마리너 데이트 모델은 6개월 웨이팅이라길래, 전혀 고려치 않던 데이저스트2 모델을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데이저스트를 사고도 블랙 섭마 데이트에 대한 욕구는 가라 앉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갈증이 더 심해졌습니다. 당시에는 예약방문 시스템도 아니였기 때문에 시계 세척을 이유로 틈나는대로 매장을 방문했습니다만 단 한번도 섭마 데이트를 볼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롤렉스는 점점 더 구하기 힘들어져 섭마 데이트는 어느날 웨이팅 조차 받지 않았고 진작 웨이팅 걸것을 엄청나게 후회했습니다.
어느날 롤렉스 매장을 또 방문했을때 매니저께서 무려 헐크를 꺼내오셨습니다. 너무 아름다웠지만 평시 차고 다니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울거 같아 구매하지 않는 ㅂㅅ짓을 하였습니다. 만약 당시 헐크가 단종될것을 알았더라면... 또 지금의 시세정도로 오를걸 알았더라면 실착안해도 관상용으로라도 샀겠습니다만, 당시에는 평소에 실착하기 부담스럽다는 이유 만으로 사지 않았습니다.
몇년간 매장방문을 통해 배트맨과 헐크까지 봤습니다만 이상하리 만치 섭마데이트 블랙 모델은 실물조차 보기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결혼후 처음 5,6년은 아파트 부채 갚느라 현금 여력도 충분하지 않아, 막상 섭마 데이트 블랙을 만났어도 못샀을수도 있습니다.
드디어 아파트 부채를 다 갚고 현금 여력이 좀 생기니....
제가 자주 방문하던 롤렉스 매장은 철수해버렸습니다.
워크인을 해서 인기모델을 구하는건 불가능 해져버렸고,
남들은 다된다는 온라인 예약조차 잘 안되어 사실상 섭마 데이트 블랙에 대한 꿈을 사실상 접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손도 느린 와이프가 온라인 예약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성공한 온라인 예약으로 매장을 방문했더니! 너무나 미인이고 친절하신 매니저분께서 간단한 질문후, 10개의 시계를 가져오셨는데 그중 하나가 그렇게 꿈에 그리던 블랙 섭마데이트 였습니다ㅜ
사실 논데 모델은 그이전에도 몇번 본지라, 섭마가 있는걸 확인하자마 데이트 창이 있는지부터 봤네요.ㅋㅋ
롤렉스에 더 희귀한 인기있는 모델도 많이 있지만 섭마데이트 블랙은 저에게 유독 만나기 힘들었고 각별하여 너무 기쁘네요
최초에 롤렉스를 방문한것도 블랙 섭마데이트를 갖고 싶어서였고, 결국 정확히 10년만에 만나게 되네요.
각자에게 어울리는 시계가 있는데 저는 너무 화려하지 않은 국밥같은 매력의 블랙섭마데이트가 가장 갖고 싶었고 와이프 덕분에 드디어 소원 성취 했습니다.
너무 기쁜나머지 딸리는 필력으로 미주알고주알 길게 작성하였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시계 성골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