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제가 첫 직장에 입사했을 때 만난 친한 형 이야기입니다.
면접 후 입사가 확정되고 첫 출근을 한 제가 바짝 긴장해서 배정 받은 부서의 부장님을 보고 있었는데
부장님께서 바로 앞에 앉아 있는 키가 작고 새카만 얼굴의 정말 옛날에 머슴이 있었다면 딱 저렇게 생겼을 것 같은 다부진 느낌의 아저씨에게 “야~얘 사람들에게 인사 시키고 와 ”라고 시키시더군요.
그 아저씨는 저를 데리고 타 부서를 돌아 다니면서 오늘 입사한 놈이라며 소개 시켜주는데 모든 사람들과 거리낌 없이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았습니다.
제게도 겁도 줬다가 웃기도 하다가 하며 아주 친근하게 대해 줬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아저씨는 저보다 1살 많은 형이었고 저보다 입사도 15일밖에 빠르지 않았었습니다 ㅋㅋ
그 후로 그 형과 아주 친해진 저는 매일 같이 회사에서 운동도 같이 하고 퇴근 후 술도 마시며 친하게 지냈습니다
또 그 형을 따라서 조기축구회, 산악회에도 가입하고 활달한 그 형이 하던 총무일을 그 형 추천으로 모두 제가 물려 받기도 했습니다.
같이 간 울릉도 여행이나 새해 일출을 보자고 떠난 지리산 종주길에서도 항상 저를 먼저 챙겨주고 힘든 일은 자기가 먼저 하는 모습에서 한 살 형이 아닌 어른에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또 맘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언제나 적극적으로 고백을 하고 거절당해도 별 상처를 입지않는 스타일이어서 산악회에서 만난 한 살 더 많은 예쁜 누나에게 거절당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데쉬해 남자친구와 헤어졌을 때 적절한 위로와 고백으로 남들보다 이른 나이에 결혼에도 성공했습니다.
외모는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았지만 자신감이 항상 넘쳤고 자존감도 대단해서 생각하는건 언제나 실행에 옮기고 해내고야 마는 멋진 형이었습니다.
친형처럼 따르던 형은 다른 사람보다 이른 나이에 사업을 하겠다고 퇴사를 했고 저도 1년 후 장사를 하려고 퇴사를 했습니다.
예전처럼 매일 보지는 못했지만 자주 연락했고 웃는 목소리로 제가 힘든일이 있으면 위로해주고 좋은 일은 정말 호탕한 웃음으로 기뻐해줬습니다.
그리고 자기는 항상 사업이 잘되고 있다며 바빠서 눈코뜰새 없다고 말했었습니다.
어느날 비오는 저녁 제가 장사를 하고 있는 시간에 전화를 해 오늘 술 한잔 하자고 하더군요.
전 비도 오고 멀어서 담에 만나자고 했지만 그러지 말고 형이 꼭 술 한잔 사고 싶은 일이 있어서 그러니까 오라고 했습니다.
저는 장사를 위해 정착했었던 수원에서 인천까지 비오는 밤을 달려 약속한 곳으로 갔습니다. 형은 그 당시엔 깜짝 놀랄만한 EF쏘나타를 타고 나왔고 회 먹으로 가자면 저를 데리고 갔습니다.
술을 마시며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고 요즘 조금씩 나아지다가 이제 대기업에 납품하게 되어 고생이 끝나는것 같아 저와 술 한잔 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전 형 잘 되던거 아니냐고 물었고
그 형은 내가 안된다고 일이 너무 없다고 불평하면 누가 내게 일을 주겠냐고 항상 바쁘다
말하고 다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먹고 살기도 힘들어 못봤다며 미안했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제가 미안했고 그 말이 너무 멋있었습니다.
그 후 저는 힘들어도 왠만하면 내색하지 않고 일이 없어도 항상 바쁘다고 하고 다닙니다.
하던 장사를 사기로 말아먹고 다시 회사를 다니면서도 다시 해낼거라는 생각했고 원망이나 자책보다는 이겨낼 거라고 맘 속으로 주문을 외우고 다녔습니다.
정말 강한건 오래 버티는 사람이라는 걸 저는 믿습니다.
요즘 같이 힘든 때 회원님들도 버티고 버텨서 살아남아 호탕하게 웃는 날이 오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긴글 끗~ ㅎㅎㅎ
만약 다 읽으셨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내 맘 속의 태양~같이 있으면 언제나 해뜰날로 변화시켜 주는 샴페인 데이토나 입니다 ㅎ